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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문 소식/언론비상시국회의

<성명>권력의 ‘감시견’ 노릇 제대로 했다면 ‘애완견’ 소리 나왔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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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비상시국회의 제32차 성명>
 권력의 ‘감시견’ 노릇 제대로 했다면 ‘애완견’ 소리 나왔겠나?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이 흘린 정보를 그대로 받아쓰는 법조 기자들의 고질적인 보도 행태’를 애완견에 빗대어 비판하자, 언론사들이 떼거리로 반발하고 언론 현업단체들은 사과를 요구했다.

보수 성향의 미디어는 말할 것도 없고 진보 성향의 <한겨레>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이 신문은 “법정에서 다툴 사안에 대한 책임을 언론 보도에 돌리는 건 지나치다”고 훈계를 하는가 하면 이 대표의 언론관이 우려스럽다고 사설로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조, 방송기자연합회 등 3개 언론인 현업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제1 야당 대표와 일부 민주당 의원이 “언론인에 대한 과도한 비하 발언으로 언론을 폄훼·조롱하며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망발’에 대해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이런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자신들이 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이를 지적하는 것은 못 참겠다고 게거품을 물고 앙탈하는 꼴이다. 도둑이 들어도 짖지 않으면서 왜 짖지 않느냐고 나무라는 주인에게 대드는 ‘정신 나간 개’와 대체 무엇이 다른가?

이 대표는 이번 애완견 발언에 대해 일부 언론의 행태를 지적한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그의 지적을 떠나, 언론은 검찰과 더불어 오래 전부터 반드시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꼽혀 왔다. 사실 검찰개혁보다 언론개혁이 먼저라는 얘기가 무성했다. 권력의 일탈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면,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그 폐해가 고스란히 주권자인 시민에게 돌아오기 때문이다.

‘애완견’은 과연 언론에 대한 비하·조롱이고 그토록 거친 표현인가? 이 말은 ‘감시견’, ‘경비견’과 더불어 언론의 역할을 논할 때 쓰는 언론계 및 언론학계의 관행어다. 그런 데도 마치 몰랐다는 듯이 정색하고 반발하는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이다. 급소를 찔렸기 때문 아닌가?

‘애완견’이 틀렸다면 애완견 노릇 한 적이 없다고 반박하면 될 일이다. 권력의 애완견 노릇을 한 게 맞다면 반성부터 하는 게 옳다. 그런 데도 애완견이란 표현을 문제 삼으면서 정작 애완견 노릇을 해온 ‘혐의’와 관련해선 구색 갖추기 식으로 “우리 언론도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끼워 넣었을 뿐이다. ‘감시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걸 ‘사실’로 확인해 주는 자술서나 다름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생 언론인을 자임하는 우리는,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을 탓하는’ 언론계의 후안무치에 할 말을 잃었다. ‘또 하나의 언론’이 되지 않겠다는 초심을 잃고 제도 언론으로 안주하면서 기득권 동맹의 일원이 된 언론의 자기 수호에 동조하는 듯한 <한겨레>에 대해서는 깊은 연민을 느낀다.

언론이 감시견이 아니라 애완견 노릇을 한다면, 주권자로서는 권력을 제대로 감시할 개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 많은 시민이 지금 짖지 않고 아양만 떠는 애완견을 갈아치우고 싶어 한다. 진보 언론을 포함해 언론계는 명예를 훼손 당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권력 감시라는 본연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 



2024년 6월 19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비상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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