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게 경고한다, 이대로는 안 된다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은 오늘, 대한민국은 끝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문턱에 도달했다는 자부심에 들떠 있던 국민들 눈앞에서 불과 1년 동안 벌어진 급전직하 추락에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윤석열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나라를 얼마나 더 망쳐 놓을지 암담합니다.
지난 1년, 나라 꼴은 엉망이 됐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는 국민의 소리에 귀를 닫아걸고 일방독주로 일관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과 국민들의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집무실을 막무가내로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했습니다. 졸속 이전으로 대통령실의 안전이 얼마나 부실해졌는가는 북한 무인기의 집무실 상공 침범과 미국 정보기관의 대통령실 도청으로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임사와는 달리 대통령실과 정부 주요 요직은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검찰 출신으로 채웠습니다. 권력 행사의 핵심을 대통령, 법무부, 검찰로 삼아 반대 세력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수사권을 발동하고, 자기 세력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게 대했던 것이 지난 1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한 일입니다. 급기야 검찰 독재라는 호칭을 얻기에 이르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여당을 대통령 친위부대로 만들고, 야당은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취임 1년 동안 야당 지도부와 단 한 차례도 마주 앉지 않은 최초의 대통령 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이란 국정의 파트너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일 뿐인 듯합니다. 엉뚱하게도 국정의 파트너는 부인 김건희 씨라고 하니 국민들은 황당할 뿐입니다.
대한민국의 정치, 이대로는 안 됩니다.
외교정책은 아예 국민의 뜻과는 정반대로 가기로 작정을 한 태세입니다.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일본 기업의 우리나라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금을 제3자인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신 지급해주는 안을 일본과 합의했습니다. 일본이 주장해온 것을 다 들어주고는 우리 국민이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얻어낸 것이 없습니다. 대한민국이 호구가 됐다는 국민의 질타에는 아랑곳없이 1백 년 전의 일로 일본에 무릎을 꿇으라는 걸 자신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을 대놓고 대신 주장해주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국가의 이익보다 앞서는 것이 동맹국 미국에 대한 순종인 것 같습니다. 미국의 우리 대통령실 도청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미국 자신도 인정하고 있는데도, 동맹의 신뢰에는 아무 문제 없다는 말만 되뇌입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라면 보내고, 중국을 봉쇄하는 데 가담하라면 무턱대고 따르고,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우리 기업들이 손해를 감수하라면 동맹은 이익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며 순종합니다. 허울 좋은 미국 국빈방문이 그것을 웅변으로 증명했습니다. 어느덧 대한민국은 미국 대외정책의 도구, 미국 경제 회생을 위한 먹잇감 신세가 되어버렸습니다.
국민들은 이러다가 나라가 거덜나겠다며 걱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외교, 이대로는 안 됩니다.
정치와 외교가 어지러운 가운데 나라 살림살이도 모든 지표가 적색 신호등을 켜고 있습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내리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4월 말 현재 무역 적자액이 250여 억 달러로 이미 작년 총 적자 분의 절반을 넘어섰고 이대로 가면 올해 말에는 무역수지 적자 신기록에 달할 것이 예상됩니다. 무역수지 적자를 보전해주던 경상 수지마저 최근 적자로 돌아서 나라 살림살이가 위태롭기만 합니다.
무역 적자의 상당 부분은 대중국 무역 적자입니다. 중국 산업의 수입대체 효과에 따른 구조적 요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기는커녕 윤 대통령이 NATO 회의에 가서 탈중국 선언을 하고, 경제 부처 책임자는 “중국 무역에서 흑자를 보던 시대는 지났다”며 대책 자체를 포기한 듯한 발언을 하고, 심지어 윤 대통령이 직접 대만 문제를 거론해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결국 윤 정부는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에 협조하는 대가로 국내경제를 희생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한미동맹을 신주단지 모시듯 하고, 한미일의 군사 포위망으로 북한, 중국, 러시아를 옥죄겠다는 신냉전주의 이념에 사로잡힌 결과입니다. 섣부른 이념 타령에 나라 살림만 거덜나는 꼴입니다. 우리나라 경제, 이대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 이대로는 안 됩니다
정치, 외교, 경제 모든 분야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윤 정부는 케케묵은 공안 통치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얼토당토않게도 노동조합이 위기의 원인이라며 공안탄압을 벌이고, 농민을 위한 양곡관리법은 포퓰리즘이라 공격하며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태원 거리에서 국가 행정력의 부재로 말미암아 159명이 압사로 희생된 사태에 대해 말단 공무원에 책임을 미루고 나몰라라로 일관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시대에 역행하고 퇴행하는 것을 자기의 임무로 삼은 것 같습니다.
세계가 주 4일 노동제를 도입하는 21세기 오늘날에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장 노동시간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대한민국 노동계에 난데없이 주 52시간 노동을 69시간으로 늘리는 정책을 들고나왔습니다. 0.78, 세계 최저 출생률입니다. 이대로 가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소멸할 수치입니다. 그런데도 여성을 위한 정책을 담당할 정부부처인 여성가족부를 해체하겠다는 걸 공약으로 내세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언론의 비판을 참지 못합니다. 기자들과 소통하겠다면서 시작한 출근길 문답은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가 잦아지자 단 6개월 시행 뒤 문을 닫아걸었습니다. 대통령의 욕설을 보도한 MBC 등 사실을 보도하는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해서는 고소 고발, 압수 수색, 구속 기소를 남발하며 탄압하고 있습니다.
민중들의 일상생활이 고달픈 가운데 한반도에는 전쟁의 먹구름도 점차 짙어지고 있습니다. 남북대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은 전무한 채 한미일 군사협력과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적대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공격에 대해 미국의 핵 무기로 응전하겠다며 핵전쟁의 위험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이제 언제 한반도 주변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비상시국회의가 나섰습니다
민생이 파탄나고 전쟁 위험이 고조되는 한반도의 오늘, 이대로는 안 됩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기에 저희가 나섰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까지 전국의 광역시와 중소도시 시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났습니다. 언론인, 교육자, 여성 그리고 과거 민주화운동의 일선에서 뛰었던 각 대학의 민주동문회와 사회운동 단체들도 나섰습니다. 저희는 오늘 한국의 현실을 ‘비상한 시기’로 규정하고 전국비상시국회의추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비상시국회의는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외교, 경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국정 운영기조를 전면적으로 폐기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경청하여야 하며, 사회 각계 각층과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그래서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고 검찰총장직을 수행하듯 국민을 상대로 검찰권력을 휘두르는 것으로 일관한다면 저희 비상시국회의는 국민과 함께 단호하게 맞서 투쟁할 것임을 선언합니다.
우리 국민은 헌법을 위반한 집권자를 용서하지 않고 퇴출시킨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 왔습니다. 장기집권을 획책한 이승만 대통령을 4.19혁명으로 끌어내렸고, 박정희 유신독재에 항거한 부마항쟁으로 박정희 체제를 끝장냈으며, 재차 등장한 전두환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6월항쟁으로 항복을 받아냈습니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국정농단을 일삼은 박근혜에 대해 1천 7백만 촛불시위로 대통령직을 탄핵했습니다.
그러나 촛불혁명의 결과가 국민이 바라던 개혁과 혁신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윤석열 정권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러한 현실을 초래한 민주당에 반성과 성찰을 촉구합니다.
비상시국회의는 윤석열 정권 종식 이후 우리가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전략과 정책을 국민과 함께 준비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모든 민주항쟁은 불의에 맞서 싸운 의로운 시민들이 이루어낸 거사였습니다. 오늘 저희 비상시국회의는 역사가 요구하는 시민∙민중의 그 의로운 대열에 합류하여 기꺼이 선두에 설 것을 다짐합니다. 분노에 찬 시민∙민중의 최전선에 서서, 불의하고 부정한 위정자를 겨눈 가장 날카로운 창끝이 되겠습니다.
2023년 5월 4일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전국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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