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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학교 교수들, “윤석열 정부는 매국적 강제동원 해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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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윤석열 정부는 매국적 강제동원 해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

 

한신대학교 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조 한신대지회는 2023년 3월 22일(수) 오후 1시, 대학본부 앞에서 「윤석열 정부는 매국적 강제동원 해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한신대의 두 교수단체는 지난 3월 6일 발표된 현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과 3월 16일 한일정상회담에서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몰역사적이고 반헌법적이며 피해자들의 인권을 짓밟은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이런 식의 문제해결 방안의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이에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다음은 발표된 성명서 전문입니다.


<성명서>
“윤석열 정부는 매국적 강제동원 해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하라”


지난 3월 6일 윤석열 정부는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을 이행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발표했다. 2018년 10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에게 한국 기업의 자발적 기여로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하겠다는 3자 변제 방안이다. 이 방안은 당사자인 가해 일본 기업의 책임 언급이나 판결 이행 요구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정면으로 짓밟은 결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법부의 판결을 행정부가 뒤집는,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주의 기본 원리를 무시한 반헌법적인 도발이다. 무엇보다 이 방안은 그동안 일본의 우익정부가 주장해온 ‘청구권 없음’이라는 기준에 철저히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결국 이는 그간 일제강점의 역사적 불법성을 입증하면서, 피해자 중심 문제 해결이라는 국제사회의 인권규범, 민주주의와 평화 등의 보편적 가치를 내걸고 오랜 기간 연대하여 싸워온 피해자들과 한일 시민사회의 노력을 일본 우익들의 입장에서 짓뭉개버리는 매국적이고 망국적인 폭거가 아닐 수 없다. 

2008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비록 배상판결을 내리지 않았으나 피해자들을 “기망 혹은 협박을 통해 정신대원에 지원하게 한 것으로 인정”하여 강제동원의 불법행위 자체는 인정한 바 있고,  대한민국 대법원은 2012년에 ‘1910년 강제병합조약이 불법이었고 일제의 지배는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는다’는 역사인식을 전제로 ‘외교협정으로 개인청구권이 소멸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런 인식에 기반하여 대한민국 대법원은 2018년 판결로 마침내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을 이행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어렵고 힘들게 개척한 바로 그 성과를 윤석열 정부는 매몰차게 부정하고 일본 우익 정부의 편에 서기로 결정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이런 움직임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연한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으며, 일본 정부나 전범 기업들의 책임이 면제되는 제3자 변제를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사 표시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현정부의 매국적 망동에 직면하여 우리는 분노하며 이를 더 이상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반헌법적이고 피해자의 인권을 짓밟는 방안을 대가로 성사된 한일정상회담 기간 내뱉은 윤석열 대통령의 망언이다. 그는 “2018년 그동안의 정부 입장과 1965년 협정에 대한 정부의 해석과는 다른 판결이 내려졌다”며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발언을 일본 미디어 앞에서 서슴지 않았으며, 일본의 가해 기업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포기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또, 그간 한국에서 사용했던 ‘강제동원(강제징용)’이라는 용어와 일본에서 사용했던 ‘징용공 문제’라는 용어 대신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는 근본도 없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여 강제동원의 역사를 부정하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옆에서 승인해준 윤석열 대통령의 모습은 과연 그가 어느 나라 대통령이고 누구의 이익을 대변해주는 사람인지 그 본질을 잘 보여주었다. 한국어로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계승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일본어로는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했던 외교적 속임수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핵심은 일본의 식민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에 기반해서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재정립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이날 일본어로 표명된, 계승될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이란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해 사죄할 필요가 없으며 다시는 사죄하지 않겠다는 아베 신조의 역사인식으로 귀결되는 것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지난 삼일절 기념사에서 시작된 윤석열 정부의 이런 매국적, 망국적 행보는 한국의 시민사회와 피해자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등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기 위해 한국의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투쟁해 온 일본의 민주주의 세력 및 시민사회에도 씻을 수 없는 배신을 의미한다. 일본 총리와 한국 대통령이 공유한다는 그 ‘보편적 가치’는 일본의 우익 국가주의가 옹호하는 냉전과 자본주의, 대립과 전쟁주의 등 세계를 더욱 위기로 몰고 가는 반평화, 반민주주의의 궤변에 불과하다.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그토록 성과라고 강조하고 있는 한일 군사협력과 한미일동맹의 강화는 한반도 및 동아시아를 군사분쟁과 대결로 몰아넣어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더욱 심각한 위험으로 몰고 가는 가장 위험천만한 전쟁놀음의 전조일 뿐이다.
 
생존 피해자들과 유족들이 정부의 이 방안을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으며, 한일 시민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 방안은 결코 문제의 해법이 아니며 새로운 문제와 갈등의 시작일 뿐이다. 식민지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매국적이고 망국적인 해법 제시와 굴욕적인 대일외교는 씻을 수 없는 역사의 오점이 될 것이며, 이 정권의 반민주적이고 매국적인 정체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민주주의와 평화, 진리를 사랑하는 우리 한신대학교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에게 매국적이고 망국적인 강제동원 해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 앞에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전국민과 함께 일본 우익정권의 매국적 하수인으로 전락한 윤석열 정부의 퇴진을 위해 앞장서 나설 것이다.

우리는 한치의 불의를 용납하지 않고 싸울 것이며,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피해사실을 드러내고 스스로 권리를 쟁취하며 국제인권 규범을 발전시킨 피해자들과 함께 할 것이다. 아울러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일 시민사회의 연대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이번 윤석열 정부의 망동으로 발생할 모든 역사왜곡에 반대하며, 21세기에 걸맞는 민주적이고 평화지향적인 한일관계를 진취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앞장서 투쟁할 것이다. 


2023년 3월 22일
민주주의와 평화, 진리를 사랑하는  한신대학교 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한신대학교 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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