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한겨레>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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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society/ngo/1081655.html
1970년대 이래 군부독재와 맞서 싸워온 민주화운동가이자 천주교 원로사제인 함세웅 신부(안중근기념사업회 이사장)가 ‘검찰 독재’와의 투쟁을 선언했다. 함 신부는 “국회가 법으로 보장된 탄핵소추권을 활용해 직무유기 중인 ‘정치검사’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 신부는 민주화 원로 100여 명과 함께 지난 1월부터 기자회견과 간담회, 포럼, 특별대담 등을 통해 ‘검찰 독재와 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 결성에 앞장서왔다. 이들은 제104돌 3·1절을 맞아 1일 낮 12시 서울 종로 탑골공원 앞에서 ‘대한국민 주권선언 선포식’을 연다.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의 한 사무실에서 함 신부를 만나 그 취지를 들어봤다.
3월1일 ‘대한국민 주권선언 선포식’
‘104돌 3·1절’ 맞아 탑골공원 앞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 계기
“윤 정부 친미·친일편향 등 심각”
민주화운동 원로 100여명과 공감
“전국 비상시국회의 상설연대체 결성”
“검찰이 ‘대장동 사건’과 관련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대한 수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여러 수사 등을 하지 않고 미적거리고만 있다. 이건 직무유기라고 생각한다. 국회에 합법적으로 보장된 탄핵소추권을 활용해서 그 ‘정치검사’들을 탄핵해서 제재해야 한다.”
함 신부는 그러면서 “모두 180석에 육박하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거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무절제하고 무도한 검찰권·행정권 남용으로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국회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승만 정권 시절에는 경찰 독재, 박정희 정권에서는 중앙정보부 독재, 전두환 정권에서는 군사 독재였다. 그런데 민주화운동은커녕 독재 정권에 부역만 하던 검찰의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검찰 권력을 정리할 때가 됐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우리 민주화 세대의 마지막 시대 과업이다.”
함 신부는 특히 최근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 행위를 두고 ‘건폭’이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에 대해 “아주 무지막지한 막말이다. 많은 분이 건폭이 아니라 ‘검폭’(검찰 폭력)’이라고 말한다”고 꼬집었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세계 6∼7위라는 소리도 들리는데 근대화 산업화에 내몰려 피땀 흘린 노동자들의 노고와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장이다. 그런 노동자들을 하루아침에 적으로 삼고 재벌이나 큰기업들을 위한 감세 조처만 발빠르게 나서는 이 정권은 존재 가치를 상실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서도 “미국 일변도로 가는 미숙한 외교 탓에, 중국과 대결하는 미국의 들러리로 전락할 위기다. 미국과 중국 모두와 손잡는 균형 외교를 통해 우리가 자생할 수 있는 발판을 확보하고, 남북통일로 가는 길을 뚫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함 신부는 “(윤 대통령이) 유사시 침략국인 일본 군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일본과 손잡고 동족을 배척하는 건 안 된다. 남북 평화 정신이 제일의 가치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후보 시절 토론회에서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함 신부는 윤 정부 집권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비상시국회의를 주창하게 된 연유를 이렇게 밝혔다.
“집권 초기부터 위태위태한 행보를 보여온 윤 정부를 보면서 1970∼80년대 민주화운동 원로들과 이심전심으로 우려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10·29 이태원 참사’였다. 사고 직후인 지난해 11월 전북 고창 선운사에서 가까운 원로들이 모였다. 그 자리에서 시국의 엄중함에 대한 공감을 확인하고 더 많은 분들의 뜻을 모아보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원로들과 함께 양산 평산마을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원로들은 3∼4시간 대화를 통해 문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원들이 결집해서 이러한 난국을 뚫고 나가야 한다. 우리 겨레와 역사에 희망을 주는 그러한 정치의 장을 만들면 좋겠다. 문 전 대통령이 희망을 주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고, 문 전 대통령도 큰틀에서 공감을 했다고 함 신부는 전했다.
1일 ‘대한국민 주권선언 선포식’에서는 김상근·안재웅 목사, 이부영 전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등 원로들과 촛불행동 등 광범위한 시민사회단체들이 동참할 예정이다.
함 신부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에 반대하는 모든 시민들과 함께 전국 규모의 비상시국회의 상설연대체를 결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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