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곡괭이가 되어 내려치소서!
양회동 열사이시여!
그렇게 사랑하고 보람이셨던 노동조합을 남겨놓고 어떻게 떠나십니까. 당신의 생명과도 바꿀만큼 사랑했던 노동조합, 조합을 함께 이끌어온 선후배 동지들, 열사가 일을 챙겨주었던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하는 건설노동자 동지들이 눈에 밟혀 어떻게 떠나십니까.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유일한 비빌 언덕이요 자신들을 지켜줄 방패라는 믿음 때문에 양 열사께서는 정말 노동조합주의자가 되셨던 게 아닙니까? 일꺼리가 들쭉날쭉하고 건설 현장 사정 때문에 일 못나가는 동료 조합원들을 한 사람이라도 일자리에 소개해주고 벌어먹게 하느라고 악착같이 이 현장 저 현장으로 뛰어다니셨지요? 양 열사는 그렇게 동료 일자리를 마련해주느라고 지난 4월에 자신은 단 하루 일하고 하루치 임금밖에 벌지 못했더군요. 그래도 조합원들이 일터에 몇 자리 더 배치되면 그렇게 기분 좋아했다고 동료들은 전하더군요.
이렇게 열심히 조합원 취업알선 소개일로 뛰어다녔는데 회사측은 취업시키라고 공갈협박하고 갈취했다고, 건폭이라고 욕을 했지요. 동료들 일하도록 조합간부가 노력하는게 무슨 죄가 되느냐고 양열사는 분노했지요. 더욱이 지난 5월 1일 세계노동자의 날에 그 억울함을 못이겨 “내 한몸 죽어 노동자의 외침을 알리겠다”고 분신하셨는데 저기 서있는 깡패언론, 언폭신문 조선일보는 어떻게 양열사의 분신의거를 모욕했습니까?
사주들을 공갈협박하고 갈취하는 ‘건폭’이라고 날조했을 뿐 아니라 양열사가 눈물을 삼키면서 한자 한자 써내려간 마지막 유서를 남이 대필해준 것이라고 모욕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크다는 신문, 대한민국에서 재벌이 제일 좋아한다는 신문, 대한민국에서 노동자와 약자를 가장 잔혹하게 짓밟는다는 신문, 저 조선일보가 양 열사를 건폭, 공갈협박범이라고 대문짝만하게 보도했습니다.
양회동 열사이시여!
윤석열과 조선일보가 왜 저럴까요? 착하디 착한 양회동 열사가 어디가 그렇게 무섭길레 건폭이니 공갈갈취범이니 헐뜯고 매장하려합니까? 바로 그들 자신이 압제자요 폭력배요 공갈갈취범이라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양회동 열사이시여!
5월 1일 세계노동자의 날에 마음을 정리하고 집을 나오시면서 쌍둥이 남매에게 아침 참에 고기를 손수 구어먹였다지요? 사랑하는 두 남매에게 아비로서 마지막으로 고기구어먹였던 심경을 헤아려봅니다. “너희들은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 아버지는 너희들이 더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믿돌 하나 놓고 떠난다. 아빠가 더 반듯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먼저 가니 잘 살거라. 미안하다. 그러니 아빠가 걸어갔던 길 생각하면서 마음 굳게 먹고 살거라“
아이들이 잘 살아가기를 빕니다.
양회동 열사이시여!
내일 6월 21일 열사께서는 장례식을 치르시고 많은 노동민주열사들이 잠들어계신 모란공원으로 가십니다. 많은 열사들과 함께 우리를 굽어 보소서. 우리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윤석열 무리들을 끌어내리고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만드는 장쾌한 과정을 지켜보소서.
양회동 열사시여! 우리의 횃불이 되어 주소서! 정의의 곡괭기가 되어 내려치소서!
2023년 6월 20일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이사장 이 부 영